***그대가 그리움 속에만 있기에*** **이병훈** 거울을 보며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그대를 좀 마주쳤으면 합니다 어느 한적한 거리에서.... 그대가 나를 몰라보고 길을 물어보면 슬픈 일이지만.... 내가 그대를 알아본다면 우리의 녹슬어 가는 추억을 닦아낼 수 있기에 참 다행이겠습니다 하지만 불길한 예감(豫感)이 앞섭니다 혹시라도 나마저 그대를 못 알아본다면 우리의 추억은 영원히 녹슬어 가는 아픔일 테니까요... 우리는 매일 거울을 보지만 우리의 모습이 어제와 오늘 조금씩 변하여 간다는 사실을 느끼려하지 않습니다 단지, 예쁘게 보이기 위해 감추려고만 할 뿐입니다 서로를 몰라본다는 것은 참으로 애석(哀惜)한 일이건만.... 거울 앞에서 한참동안 옛날의 그대와 내 모습을 떠올려보았습니다 도시의 거리가 많이 변해버려 가끔 길을 물어오는 사람들처럼.... 우리에게도 비록, 먼 훗날이 아닌 당장이라도 서로를 몰라보면 어쩌나?...하고 슬픈 걱정을 해봅니다 그대가 그리움 속에만 있기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