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하늘이 팽팽하다

그 위로 나체주의자인 해 하나 걸어오른다
눈부시다
다시 돌아봐도 그 어느 보석보다 눈부셔 눈을 감는다
감은 눈 속이 황홀하다
가을 바람이 속눈썹 위로 소리없이 달려간다
가느다란 속눈썹 사이로
새 아침이
낯선 우주가
대문을 연다
숨어있는 속살이 상쾌하다

가을이다!

- 정성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