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빗방울 하나를 소개했지
서소문 언덕은 미끄럽고
당신은 무릎을 다쳤지

당신은
별 하나를 인사시켰지
우이동 일대는 참 아름답고
나는 노래를 불렀지

나는
겨울을 선물했지
신촌엔 겨울 안개가 덮이고
당신은 자정이 넘어도 서성거렸지

당신은
봄을 선사했지
마포 강둑엔 아지랭이 흔들리고
나는 아침부터 누워있었지

당신이 내곁에 없는 사이에
해가 바뀌고 민들레의 계절이 왔다
당신은 일요일처럼 바쁘고
우리들의 달력은 일요일 뿐이었다

가느다란 허리에 별빛이 떨어져
쌓이고 쌓이고 쌓여도
나는 주울 수가 없었지

당신을 만나기위하여
당신의 일기속으로
나는 들어갔지

거기서 나는 보았지
무서운 불꽃으로 타오르는
우울한 영혼을

거기서 나는 보았지
나 때문에
울고 있는 당신을

내 一生이 지나가도
아깝지 않은
사람을

-오혜령님(영혼의 아픔을 겪는 그대를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