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변하지 않았다 단지 그대 곁에 머무르지 못하였을 뿐, 석 달 열흘 오동나무 밑둥치 안에 어둡게 들어앉아 있었을 뿐,, 내 혀로 내 상처 핥으며 맘 속에 밀어두었을 뿐, 알기나 할까 반쯤 입 벌린 자목련 그늘아래 숨어 바라보는 눈길을 알기나 할까 뭇새 보다 높이 날다, 순간 허공 중에 머무는 도요새의 외로움을 알기나 할까 사랑은 변하지 않았다 단지 그대 곁에 잠시도 머무를 수 없었을 뿐, 앞으로만 내달리는 기차길 따라 뒤돌아 손 흔들지 못하였을 뿐, 머물지 않는 봄 한가운데로 걸어나갔을 뿐, 봄비에 젖어 발 밑으로 떨어지는 꽃 이파리 망연히 세고 있었을 뿐,
제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