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읽고 있는 바람의 길은 은색일까. 황금색일까. 아니면 우리 기억에나 돋는 황금 은색일까.

기억을 관광하는 남자가 고통의 내륙에서 돌아온다. 옥수수 알처럼 촘촘히 박힌 상처를 뜯으며 오솔길을 관광하는 남자가 수수하게 은막에 도착한다. 기억이란 등대에 불이 켜지면 상처를 뚫고 올라오는 연두색 싹이 촘촘하다. 바람의 피부에 표표히 닿는 한 떨기 꽃의 속삭임을 들고 기억의 산림욕하는 남자가 어렵게 어렵게 해안에 도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