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뭉글뭉글 하길래

처음엔 무슨 꽃인가 했다.

엉겅퀴꽃 집단으로 가랑이를 벌린
여름 언덕 위, 바람들이
지쳐 내 가슴에 내려 앉는 했다

처음엔 무슨 슬픔인가 했다.
그리 깊지도 않은, 작은 인생의
눈물의 파편인가 했다.

처음엔 날다가 지친 새들이,
발톱으로 날 간지르며
잠시 쉬어가는 줄 알았다.

졸다 보니, 그랬다
인생의 구름들이 꿈속을 흘러가고 왔다.

눈을 뜨니
오, 묘뚱지 위에 핀
낮달 하나

내 가슴 속에 자라는 무덤을
비추고 있다.
아, 졸다가는 인생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