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월의 바람이 불어오고 십일월의 나무는 보이지 않는다
일 년 만에 모든 게 끝났다, 너의 계산된 말과 감탄, 비싼 변덕,
이 청춘의 성곽에서 그리움이 4년째 나를 살게 했다
이제 햇살과 요양, 포도주를 찾아 사직서를 낸다
구름 위로 올라간 비가 죽어간다, 나는 틀렸다
6층 사무실에 앉아 창백하게 창문에 입맞추는 너
구름이 없었다면 하늘은 어떻게 이동할 수 있었을까
다가오지 마라, 스케이트 날처럼 미끄러지는 마음,
내 속엔 너보다 큰 내가 있어 너를 망친다
1984년에만도 나는 세 번 죽었다
生이 한국으로 휴가왔다는 악몽,
스승은 없고 기술자만 있는 학교와 도서관,
내 피에 아버지의 피가 섞여 있다는 역겨움,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는데 모든 게 변질됐다
씨발년, 어차피 나는 나의 광기와 연애했다
다가오지 마라, 나는 고립 위에 건설된 천국이다
끝끝내 어긋나는 질투, 나의 그리움은 끝이 났다
이제 탁자와 페치카, 시월의 바람만이 나를 구하리라
네가 나를 유혹한 4월의 밤과
파도 내음이 전도시를 덮던 7월 밤
다시는 보스턴에 가지 않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