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황소는 발가숭이 아이가 좋았다
너무도 너무도 너무도 좋았다
그래 비벼대고 핥다 못해
나중엔 그 거대한 아랫배로
깔아 뭉기건만
아이는 즐거워 죽겠는 모양
(아이의 자못 만족해 있는 발가락 표정
그것만으로도 알 수 있고 말고)

2

황금의 해바라기
꽃 속에서 어느 날 수욱
복사빛 옥동자 둘이나 솟아났다
그러자 느닷없이
나비와 물고기가
어디서인가 동시에 날아왔다

3

자기의 키만한
물고기를 품에 안고
잠이 든 아이

4

꿀벌보다도 가벼운 몸짓으로
한 분홍빛 꽃숭어리에
매달린 다섯 아이
손가락에도 발가락에도
아니 온 알몸에 꽃가루 묻혀
사뭇 노오란 향기로운 다섯 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