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워
창문을 열어놓지도 않았는데 방엔 찬 기운이 돌고
오랫동안 사람이 살지 않은 것처럼 눅눅해
따뜻한 차 한잔 마시고 싶은데
일어나기가 싫어
· · · · · · · · · ·
편지 한 장이라도 쓰지 않고는 잠들지 못하던
갈증의 겨울이, 어느 날 내게 다시 올까
몸의 창이 활짝 열리고
마음의 길이 어둠 속에 또렷이 드러나던
그 겨울, 함박눈처럼 음악이 쏟아져내리던
그 겨울의 새벽이 내게 다시 찾아올까
깜깜세상, 자꾸 헛디디고
오랫동안 한자리에 멈춰서서 우두커니
하늘만 쳐다보는 날이 계속되는데
언제까지 이렇게 외딴 방에 혼자 누워
꿈도 없이, 죽은듯 지내야 할까
길 떠난 사람은 다시 돌아오지 않고
다들 아무렇지도 않게 살아가고
시 한줄 움트지 않고
어둡다, 살아온 날의 막막함보다 살아갈 날의 막막함이
나를 짓누른다
산다는 게 왜 이리 어두운지· · · ·
그렇지만, 언젠가 내 안에
저녁이면 희망의 별 하나 뜨고
아침이면 햇볕 한줌 찾아들 것을
나는 믿는다
· · · · · · · · · ·
추워
이불을 푹 뒤집어써도 어디선가 바람 한줄기 스며들어
등이 서늘해
음악이라도 좀 틀었으면 좋겠는데
꼼짝하기가 싫어
밖
에
누
구
없
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