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둘 데 없어 바라보는 하늘엔
떨어질 듯 안타까운 눈물 같은 별이 몇 개
자다 깨어 보채는 엄마 없는 우리 아가
울다 잠든 속눈섭에 젖어드는별이 몇개
도종환 시 '눈물' 전문


1
이따금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지요
날마다 창 밖엔 비가 내리고
길을 나서려하면 벌써 밖이 어둡고
그냥 여기 머물러 있자니, 아직 이루고 싶은 게 너무 많고
다시 시작해보려니, 이미 가진 게 너무 많고
꿈을 꾸면 꿈에서조차 나는 외롭고
내 마음 하늘에 별 하나 뜨지 않고
개밥을 주는 일도, 화분에 물을 주는 일도 귀찮아지고
어린 날의 기억들이 떠올라 자꾸 어디론가 숨고 싶고
채 마무리짓지 못한 몇가지 일 때문에 잠을 설치고
그리운 이들은 멀리 있고
짤막한 엽서 한 장 쓰지 못하고
착한 시인들은 하나 둘 다음세상으로 떠나고
내가 부르는 노래를 아무 데도 가 닿지 못하고

아이들은 자라고, 어머니는 늙어가고
아버지 무덤에 몇달이 넘도록 가보지도 못하고
희망의 시는 도무지 써지지 않고
이따금 그런 생각이 들 때면
괜히 눈물이 나지요

2
깨지말고 자렴
아침이 올 때까지
마음 속에 따사로운 햇볕
그득 담으렴
무슨 꿈을 꾸는지
생긋 웃는 우리 아가
눈물 젖은 머리맡에
부서지는 별빛 한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