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길 산이 원하진 않았다
산이 사람을 허락한 것은 아닐 터
산이 너희들의 여가를 위해
푸르른 것은 더더욱 아니었다
산이 이 도시의 허파라고 나선 것도
아니다

폭포 앞에서, 푸우 상한 허파를
꺼내보는데, 우욱 두 손 가득
허파꽈리에서 튀어나온 솔잎흑파리들이
알을 까대고 있었다, 아아 내
살갗의 모든 숨구멍 붉게 녹슨다
혀가 납처럼 굳고
혈관 속으로 수은방울이 굴러다닌다
백일몽이 길어진다

이 문명을 내가 원한 것은 아니었다
산은 관대함의 크기가 결코 아니다
산사태 같은 원한의 폭포가
도시를 덮치리라, 산길, 아직은
산 길이 말하는 것인데
낮달 같은 백일몽이 그대로
깊은 밤을 점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