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명의 차가운 한계 가까이
겹쳐 지나온 능선을 이어가며
솟는 해를 등지고 시작한 산행
입산이 통제된 이른 길을
거기 무슨 위안이 있어
사람들은 땀을 쏟으며
애써 산을 오르는 것일까
계곡을 따라 가쁜 숨소리 넘치다
너덜지대에 이르면
앞서간 발자국이 지워지고 없는 곳
변변한 땔나무도
넉넉한 산소도 여의치 않은 여기
사람들은 무슨 욕심에서
자신들을 비워
왜소해지려고 하는 건지
지상의 양식을 미처 버리지 못한
몇몇 사람들
새처럼 허공을 날다 떨어진 저 아래
조난 속에는 아무도 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