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 젖은 초라한 몰골로 쏟아지는 빗줄기 피해
갈 곳이 마땅찮은
위증으로 살아남은 비둘기에게 주거지를 마련해주자
도시는 유행이 지나고 사람들은 지쳤다.
쏟아지는 빗줄기 피해 갈 곳이 마땅찮은 비둘기들
공원에 모여 불길한 노래를 떠올리고
인적 끊긴 한적한 거리는 언제쯤 일어날는지, 분노와 죄의식으로 변질된 사람들
불신을 일과 삼아 소요를 요구하는 동안
망루의 저격수처럼 비상구에 서서
허공을 향해 종일 짖어대는 개들
땅에는 혼란과, 하늘에는 평화.
비에 젖은 초라한 몰골로 쏟아지는 빗줄기 피해
갈 곳이 마땅찮은
위증으로 살아남은 비둘기에게 주거지를 마련해주자
도시는 여전히 무고하고 사람들 또한 무사하니
비에 젖은 초라한 몰골로 갈 곳이 마땅찮은
위증으로 살아남은 비둘기들에게
따뜻한 물과 깨끗한 침실이 있는 주거지를 마련해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