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에 한 번 돌아오는 이 상봉의 날
조상님들이 그곳 먼 곳에서
다들 돌아와 계실까, 혼자 중얼거리며
산으로 슬, 슬, 오솔길 따라 올라가노라니

확, 풍겨오는 봄냄새와 흙냄새에 놀라
얼굴을 돌려보니
그곳 나뭇가지, 가지에, 그리고 산비탈에
무수히 돋아들 나오고 있는 싹들
온통 대지가 열병을 앓고 있는 증세
나에게도 전염해 온다

아, 끌 수 없는 이 열병
죽은 지 오랜 나의 몸 어디선가에서
꿈틀거리고 있는 사랑 같은 거, 아니면
그리움 같은 거, 다시 솟아오르며
숨어 있었던 양기에 취해
조상들로 가는 길을 잃는다

하늘 높은 곳, 푸른 곳에 가려서
들려오는 저 무수한 어린 천사들의 노래
나의 귀에도 아직 들려오는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