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파도소리만
높다
백두산 처녀야
네가 가는 길엔 달이 떴느냐
해 솟았느냐
배꽃이 하얀 길을
깃발은 휘날리고
북국의 눈냄새가 나는 네 몸에선
굽이치는 강물이
말없이 반짝인다
두만강에
옛날의 꿈은 아직 흐르고 있느냐
꽃잎에 뗏목
기나긴 분단의 세월
어둠은 흐르고 있느냐
다시 만날 때는 더욱 수줍어서
펄럭이는 깃발 밑에
얼굴 가리고 우리 눈물을 흘려보리
백두산 처녀야
아스라히 솟은 그 산 아래
네가 불태우는 통일에의 열망을
환한 배꽃같이 그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