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벌레 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어
마냥 좋구나 그대 곁에 벌렁 누어 하늘을 보니
온통 별이야 때때로 별똥별이 떨어지다 사라지고 말야
그대, 무슨 말이라도 하렴 22년의
괴로움과 온갖 슬픔 마침내 끝났으니 오죽이나 좋아
그런데 별빛은 光年을 달린다
수십, 수백, 수천 光年을 달리면
(1광년은 9,467,000,000,000km라는군)
가물가물 반짝이는 한 개의 작은 점
(작은 점들의 지름이 얼마인지 말할 필욘 없겠지)
아냐 별은 반짝이지 않아 스스로 쉼 없이 타올라
빛을 내고 있지 빛으로 존재하는 수천 억의 별
별빛은 光年을 달린다 별과 별 사이
별과 행성 사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성간물질을 헤치고서
타오르는 별만이 스스로 존재하지
그대와 나는 타오를 수 없었을까
타오르다 타오르다 초거성으로 폭발하지 않으면
차차 식어 백색왜성으로 숨거둠을 알지만
그대와 내가 떨리는 손 내밀면 따뜻한 교류
아물지 않은 서로의 상처까지 보여줄 수 없었을까
그대, 아무 말이라도 좋아 듣고 있을께
내 제일 가까웠던 사람 태양계 밖 제일 가까운 별은
켄타우르스 자리의 프록시마란 별이라는군 제일 가깝다는 게
지구와 태양 거리의 40만 배라고 해 우와 40만 배
그대와 나의 거리는 40만 배의 40만 배보다 더욱 멀다
여름밤 풀향기 그윽한 그대 무덤가 찾아와 벌렁 누워
추억한다 아련한 머릿결 냄새 때때로 글썽거리던 두 눈
스물세 살이었다 차가운 별은 없지 그러나
타오르는 것은 다 식는다 지금 빛나는 것은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