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녁의 어둠은
어둠이 아니라 기다림이었지만
모든 것이 잠든 시간
내안에 찾아든 어둠은
나를 감싸 안고
밤을 삼켜버렸다
흐르는 별들처럼
흘러내려 빛나고 있는 눈물은
어느 누구의 애처로움인가
마르지 않고 끈적이는 액체로
어둠에 머무는 시간
혼자서는 절대로
벗어날 수 없는 그리움이다
검은색으로 피어난 보고픔을
호수의 맑은 물에 씻어
그대 가슴에 전해주고 싶다

담아 주고 싶어도
손닿지 않는 먼 곳의 하늘은
벌써 붉은 빛으로
아침이 일어나고 있지만
몸은 차가운 이슬에
시리기만 하다
연민만으로는
어쩌지 못하는 진한 그리움
누가 알아주기라도 했다면
가슴 저린 아침을
맞이했을까
소리 내어 울지도 못하는
어느 한숨은
무정한 시간만 바라보고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