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의 풀 한 포기 별과 닿아서
가까운 인연길 따라 나귀가 간다.
감숙성, 청해성, 운남성
하나같이 옛 토번 땅이던
높고 거칠고 아득한 길 따라
세간을 빠져나간 마음 서넛
한 생의 라마 되어 또각또각 밟힌다.
항주 떠나 오래된 걸음이 먼지 속에 찍히고
나귀의 등이 하늘의 등과 맞닿는
낮고 저물고 아련한 길 따라
치미는 객수客愁가 별빛과 상간相姦하는
반짝이다 스러지고, 반짝이다가 스러지는
마음은 멀고 길은 어둡다.

*토번은 티베르의 옛이름. 지금은 중국에 빼앗긴 감숙성, 청해성, 운남성 또한 티베르의 영토이며 라마는 승려를 뜻하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