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원이 멋대로
독야청청 소나무를 휘감고 있다

아무도 탓하지 않는 세상
너만 혼자 푸르기냐
줄기줄기 뻗어 가는 칡넝쿨이
제 멋에 사는 춤사위 한철을 만났다

잔가지 굵은 가지
그 용트림마져 묻혀버리고
태산이 대수냐
이파리 무성한 칡넝쿨 속에
너와 나의 한 세상
얼키고설킨 뿌리들만 안으로 어우러졌다

콩이야, 팥이야
날마다 콩 볶는 소리 요란한 세상
사공이 많아 배는 산으로 가는데

오늘도
만수산 드렁칡은 얼크러지고 있다
너만 혼자 소나무냐
일편단심의 목을 조르는 하여가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이방원이 멋데로 태산을 칭칭 휘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