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막히게 달려온 삶
세월이
얼만큼 빠른 줄도 몰랐기에
적어둔 기억도 없었다
습관처럼 쓰고 있던 단어들도
세월이
흘러감에 따라 잊혀져가기에
아쉬운 마음 없이
얼마 남지 않은 세월을 살아 봤으면
돌아보면 후회로 가득한 삶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는
과거 속 시간은
연습 없던 인생 여정
아쉬워 몸부림 쳐 보지만
이미 지난이야기

흐르는 강물을
막아서기엔 역부족
흐름을 역행하지 못하고
빠른 시간 속에 묻어 버려서
젊은 날의 뜨겁던 피는 식어가고
푸른 가지를 연상했던 세월은
빛바랜 일기장 하나 남기지 못했다
사랑도 꿈이었고
지친 삶도 꿈같던 시절
그래도 추억을 먹고 살았는지
눈가에 이슬이 맺힌다
그리워 할뿐
시간은 멈추지 않고
남은 인생 여정에
동행할 벗 하나 없이
터벅거리는 걸음걸이는
술에 취한 듯이 바람에 밀리듯이
먼 길 걸어 왔구나

어느새 신선한 바람이
나의 앞길에 서고
바람에 나부끼는 잎 새가
애처롭게 보여지니
내 인생인가 하노라.
삶의
한 가운데를 지나고 있는 지금
못 다한 삶 못다 이룬 꿈
가을바람이 몰고 떠났는지
어디에서도
나를 감싸줄 향기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