흩어지는
구름 사이 공간속을
태우고 있는 태양 아래
닮아가고 있는 그대여
애써 채색하려 하지 않고도
이름난 화가를 초대하지 않아도
그대의 마음을 그린 이름은 가을
어서 오라 열어 놓지 않았고
반갑게 초대 하지 않아도
다녀간 흔적 남기지 않고
누군가를 기다리는 나를 피해
밤사이 살며시 다녀간 흔적
너의 신선함으로 쉬어 가려 했더니
기다림의 보람 없이 스쳐 지나가고
진한 그리움으로 남긴 흔적
아직 다 여물지 못했는데

바람에 흘리는 눈물은
그대 그리워하는 내 마음의 크기
찬바람에 조여들어
점점 작아지고 있는 내 생각
안개 자욱한 아침
빈 들판에 찬이슬 내리면
그래도 걷어 줄 찬바람이 그립겠지
내가 먼저 바람으로 달아나고
구름으로 흩어지면
내 가슴에 남아 있을 아픔은 없겠지만
너를 두고 떠나가지 못한다
시린 마음이 모여서
내 아픔을 묻어 갈 흰 눈이 내리면
무던히도 참았던
서러움 잠들 수 있을까

한 점 것짓 없이 사랑했던 너를 두고
속절없이 무너져 내린 가슴
내 마음에 차곡차곡 쌓아둔
수많은 그대와의 사랑 이야기는
하루해 넘기는 노을처럼
아직도 붉은데
유난히 눈물 많던 그대는
쓸쓸한 들길을 혼자 걸어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