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섬 자체가
하나의 아름다운 식물원인데
유리벽 속에 식물을 가두어놓고
문지기가 일일이 입장료를 받는다

입장료 3천원,
꽃과 푸나무 바라보는 것도
돈으로 환산해야 아름다운가

팔려온 남국의 야자수가
웬지 아랫도리를 꼬는 것 같다

야드레한 양란의 애교 앞에서
어울리지 않는 폼을 잡다가
셔터 소리에 깜짝 놀라
나도 모르게 실없이 웃었다

대통령 당부가 곁들인
제주도 개발 특별법 제정 소문 직후라
더욱 우쭐해진 제주도 문주란이
그 특별한 사랑에 진저리를 친다

"여러분 제주도를 세계적인 강간(?) 도시로 만들겠습니다."
깜짝 놀라 귀를 기울이니
'강간'이 아니라 '관광',
저만치 진달래가 토라져 돌아앉는다

땅이 아니라 차라리 황금
제주도 땅 4분의 3이 육지 사람들의 것
한국의 나폴리 제주도는 본토의 식민지
KAL목장 조랑말은 북을 향해 우는가

인연 없는 하이야트 신라호텔을 바라보며
3다 3무 옛 사연
비바리의 고향 탐라여
개발의 부르도자 밑에서
압살 당하지 말라 당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