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들었노라[如是我聞]
예수가 최후의 심판하려 오른팔 위로 치켜든
시스티나 성당 정면 벽화 미켈란젤로의 <최후의 심판> 앞에 서서
불타가 말하는 것을
"저 순진하게 하늘로 오르는 천품(天品) 흐린 자들……
제대로 숨쉬는 인간은 모두 지하 아니면 지상에 있고나.
저기, 가죽 벗겨 순교당한 바르톨로뮤란 자가 예수 앞에 들고 있는
자기 얼굴 가죽이 아직 인간의 고통을 짓고 있는 것을 보면
화장(火葬)이 얼마나 절묘한 것인지 알겠노라/"

벽화 속에서 예수가 속삭이듯 말했다.
"그래도 떼 화장은 맞지 않으려
치켜든 팔 내리지 못하고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