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피해가고 싶은 날이다.
가슴에 흐르는
강물 같은 눈물도
멈추게 하고 싶은 날
이 순간을
도피 버릴 수 있다면
그러고 싶다
차라리 숨을 멈추고 싶어진 날
난 또 울음을 삼켜야한다
내 가슴 안에 자리했던 것들이
잊혀져가던 날
난 또 한 번 심한 가슴앓이에
몸부림 쳐야한다
반백을 넘어가는 지금
노을 같은 그림자가
나를 뒤덮고 내리는 긴 그림자
나를 따라 다닌다
내 슬픈 삶의 마지막이리라
애써 돌아보지 않겠다던
마음의 다짐
목 메인 울음이
나를 더욱 슬프게 한다
아픔은 영원히 존재하는가
쓰러져 버릴 나무처럼
심한 바람에 흔들리고
비바람에 꺾일지라도
모두에게 의지하지 않으려고
눈감고 귀 막아 버렸는데…
울 수 없는 내 진한 삶의 그림자를
떠나지 않는 너는
내가 젊어진 초라한 삶을 구경 하려는가
아픈 만큼 성숙하지 못한 작은 가슴
그렇게 잊어야 한다고 다짐했는데
슬픈 그림자는 또 다시 나를
더욱 슬프게 따라 왔구나
오늘 이 하루가
더욱 슬퍼지는 것은
너 때문이 아니라
초라해진 나 때문이리라
감춰진다고 숨길 수 없는
얄궃은 인연의 끈은
끝내 나 혼자서 풀지 못할
인연의 실타래인가
오늘 내 자신을 바라보고 있음이
슬픔이다
잊어야 한다던 그 맹세는
너로 인해 다시 살아나고
등 기댈 곳 없이 살아온
오늘 하루에
넌 나에게 무엇을 주고 갔느냐
내일이 있음이
나에게 축복이었지만
너로 인해 내일은
또 다시 아픔이다
너의 목소리에
귀 막아 버리고 싶었던 날
어디서
무엇을 보아야 하는 것인가
내가 보아야 할 것이 어쩌면
내가 살아가는 세월에서
마지막 가슴앓이였으면 좋겠다
네가 나를 찾은 날
하늘은 울고 있다
마지막 눈물이길 바라는
슬픈 눈물이 되어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