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촌동생을 앞세우고 성묘길 찾아 천황재를 넘는데 멧돼지 발자국들이 자드락길에 푹푹 찍혀 있었다. 밤밭 7천평을 하는 다른 육촌동생 말이 이제는 곰뿐만 아니라 멧돼지들이 인가 가까이까지 내려와 밭 매는 사람을 들이받고 아까운 죽순밭을 통째로 삼켜버린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올여름 밤밭에서 독사를 네 마리나 만났는데 인간을 향해 머리를 꼿꼿이 세우고 달려드는 그놈들과 싸우다가 삽날로 제 발등을 찍고 말았다면서 자연보호도 좋지만 우선 인간보호부터 해야 되지 않느냐고 말하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