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은 늘 예고도 없이 찾아온다고 한다. 취침과 기상 시간을 맞추는 법이 없이. 충북 청원군 미원면 대신리. 구녀산 자락을 따라 오르면 외롭게 죽음을 맞고 떠나는 이들을 보살피는 '정토마을'이 있다. 이곳의 원장 능행 스님(46세)이 간밤 또 한 죽음을 떠나보내느라 부르튼 입술로 말했다. "삶에서 너무 많이 가지고, 많이 나누고 많이 버리지 못하고, 용서하지 못하고 사랑하지 못한 사람일수록 마지막 순간 고통으로 그 댓가를 치르고 간다"고. "잘 죽는 일은 잘사는 것인데……" 그는 더이상 말을 잊지 못하고 이승의 마지막 순간 "우리 스님!"을 애타게 찾는 또다른 붓다 곁으로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