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워팰리스 아래 강남구 포이동 266번지 판자촌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주민등록 주소지가 없다. 그 대신 17년 전부터 토지불법점유자라는 딱지와 함께 변상금 고지서가 날아와 가구마다 현재 5천만원에서 많게는 8천만원까지의 빚이 쌓여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2004년에는 한 부부가 한 달 간격으로 자살한 적도 있다. 전쟁고아 출신 등 극빈층이었던 이들은 1981년 말 당국의 주선으로 전기, 수도도 없는 양재천변 쓰레기 하치장인 이곳으로 옮겨와 텅 빈 벌판에 비닐하우스를 치고 고물 등을 주워 파는 자활근로대원으로 생업을 시작했는데, 88 올림픽 이후부터 정부는 도시미관 등을 해친다는 이유로 이들을 내쫓기 위해 구역정리를 한 뒤 아예 주소조차 주지 않고 있는 것이다. 작년부터 이곳에 들어와 공부방을 열고 있는 '사람연대'에 따르면 이들의 건강보험 미가입 비율은 강남구 전체 평균의 20배에 가깝고 주민 자녀들 중 과외나 학원을 다니는 경우는 전무했고 심지어 많은 아이들은 자기 집이 이곳이라는 것을 학교에서 숨기고 있다 한다. 누가 이들을 이 시대의 범법자로 내모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