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해서라도 눈물 흘리면
너를 잊을 수 있을까
성큼 다가온 가을을 보면서
너의 붉은 입술을 떠올리고
내리는 비를 보면
너의 눈물이 생각난다
가슴속에 내재된
너를 향한 깊은 그리움
낙엽처럼 차곡차곡 쌓여 있는데
꺼내 놓고 펼쳐보면 부스러질까
곱게 숨겨두고 만나는
너와의 추억
잎 새 마다 새긴 그리움이
진홍색으로 물들어 가지만
내 가슴에 들어 있는 그리움은
낙엽으로 바람에 날린다

내 모든 것으로 간직해질
너의 슬픔이나 기쁨이
나에게 행복이었을 때
난 너에게
한줄기 빛으로 남고자 했다
이 가을에 누릴 수 있는
기쁨이 사라져 가는 지금
내 사랑은
바람에 밀려 떠나가고
마지막까지 너를 담으려고
안간힘으로 버티던 계절처럼
난
그 자리를 떠나와야 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