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꿈은 아닌데
온몸을 흔들어대는 아픈 소리
이미
그대의 향기는 지워져가고
들려오는 울음소리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
또다시 내리는 비는
이별을 재촉하는 것인가
이미 기울어진 해는
따라 잡을 수가 없고
슬픈 긴 그림자만 남는다
그대와의 인연이
먼 추억이 되고 있는 지금
차마 입안에 머무는
말 한마디 뱉어 낼 수 없음이
이리도 슬픈 것일까

항상
눈빛만으로도 반가웠던 그대는
천년의 사랑을 약속했었는데
언제 다시
그대 앞에 서게 될까
감정에 치우친 마음 한 자락
끝내 이별을 불러오고
골 깊은 상처 난 가슴은
슬픈 눈물을 만들어 낸다
그대는
다음 세상에서라도 만나고 싶었던
내 영혼의 약속을 한사람
이미 엎지러진 마음은
세찬 강물에 휩쓸려가
깊고 깊은 심연으로 빨려들어
내 염원의 사랑은
아득히 멀어져 감을 느낀다

바람도 불지 않았는데
무엇이 나를
흔들어 버렸을까
기억 하나라도 간직하려고
애달픈 몸짓 해 보지만
꿈길처럼
희미해진 내 사랑은
천년의 약속을 지킬 수 없이
깊고 깊은
강바닥으로 가라앉아 버렸다
어둠이라도 좋았던
함께 했던 시간이
오늘은
암흑처럼 물들어가고
달빛은 끝내
나를 비추지 못한다

다시 한 번
마음 추스림도 잠시
돌아서야 한다는 사실이
가슴을 짓누르고
이내 건너 갈 수 없는 강가에
내가 서 있다는 사실에
슬픈 눈물 떨구면
보이지 않는 마음의 장벽 밖으로
멀어져간 그대를 느낀다
도저히 일어 날 수 없는
그대와 함께 했던 자리
그곳을 벗어나지 못함은
내 마음 갈 곳
잃어 버렸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