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7년 영국이 노예무역을 폐지한 지 만 200년이 지난 오늘에도 '강제노동자'에 해당하는 현대판 노예노동자수가 400만에서 2천 700만명에 이른다고 한다(2005년 국제노동기구 발표로는 1천 230만명). 현대판 노예거래인 국제인신매매는 매년 80만에서 90만명, 그 규모는 100억에서 320억 달러에 이르는데 중동은 주로 가사노예, 남아시아는 빚을 갚기 위한 담보노동노예, 우간다나 스리랑카는 이동병사노예, 선진국은 성노예가 많다고 한다.
라오스 출신 10대 여성 로드를 11세에 판 것은 그의 부모였으며 그녀는 하루 14시간씩 방콕의 한 공장에서 강제노동에 종사하고 있다. 그녀에겐 굶어죽지 않을 정도의 음식만이 제공되는데 로드가 이에 반발하자 주인은 그에게 화학약품을 부어버렸다. 15세 때 납치돼 우간다의 반군 소년 노예병사가 된 마이클은 도망치는 동료 소년을 명령에 따라 태연히 사살하는 일을 하고 있다.
이 21세기 문명의 시대에도 노예제가 번창하는 이유는 뭘까? 물론 높은 수익성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에서 노예 한 명의 가격은 1만 2천 500달러이며 노예 1인당 순익은 약 1만 달러라고 한다. 성노예 한 명이 유럽 등에서 매년 벌어들이는 돈은 6만 7천 200달러. 반면 1850년 미국에서의 노예 가격은 1천 달러였다(현재의 화폐가치로는 3만 8천 달러). 머나먼 대서양 횡단중에 노예들의 사망률이 16.8%로 매우 높았기 때문이다. 미국에 최초로 노예가 도착한 곳은 버지니아주 제임스타운. 올해로 제임스타운 건설 400주년을 맞은 버지니아주 상원은 지난 2월 노예제에 대한 '심심한 유감'을 표명했다. 그러나 2006년 한 해에만 미국에 1만 7천 500명의 신 노예들이 유입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 중앙선데이, 2007년 3월 2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