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번을 죽어
천 번을 다시 산다는 너는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
오늘 다시 자유의 날개로 날아오른다

재 속에 추리는 뼈마디마다
백만 천만
뜨거운 가슴들
수많은 속삭임으로 피어나며
살아있는 사람들의 가슴속에 와서
자유의 숨결이 되어 사랑의 십자가로 솟아난다

누가 죽음을 헛되다
한 줌 흙으로 돌아갔다 탄식하느냐
살아서도 죽고 죽어도 사는 이치를
저 장미꽃 가시의 아픔으로 깨우치며
죽어서도 죽지 않는 5월의 넋
피 젖은 육신을 뚫고 나와
저 무등의 가슴에 펄럭이는
위대한 승리의 깃발을 보아라

죽어도 죽어도 다시 살아나는 정의의 씨앗,
태워도 태워도 그 재 속에 불씨가 남아
다시 타오르는 자유의 불꽃,
총칼을 이기고 폭력을 이기고
정의는 천년의 역사를 뛰어 넘는다
자유는 만고의 진리를 살아 오른다

오오, 망월동 1998년 5월
그날의 캄캄한 잿빛 하늘 아래
한 줄기 불꽃으로 타올라
불의를 겨누던 위대한 자유의 횃불이여
불의와 어둠을 깨물고
청천 하늘에 날아오르는 불사의 날개여

(5·18 민중항쟁 18주기 추모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