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영원히 혼자였음에도 전체인 듯 살아온 존재들의 운명적 항해였다
아니 그렇게라도 믿어올 수밖에 없었던 시대가 남긴 통속적인 신화였다
그러므로 그들은 처음부터 빛으로도 몇억 光年을 달려가야 닿는다는
뭇별처럼 아득한 거리에 고립된 채 스스로가 스스로의 유혹이 되어왔고,
또 죽음의 함정이었던 검은 블랙 홀. 한때는 행복이었고 지옥이었을
마음의 행로를 타고 제각기 비밀에 찬 어둠의 협궤를 떠돌았던 행성들
그렇듯 홀로 공전하며 타오르다가 드디어 폭발해갔던 소우주였다
하루에도 천 번이고 수축하고 팽창하며 그리움의 전파를 輻射해온 항성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점점 차갑고 어두워지는 고밀도의 슬픈 덩어리였다
그런데도 지상의 가정과 마을, 국가를 이루듯 초저녁 하늘 조화롭게 반짝이는
북극성이며 전갈이며 황소며 물고기좌는 무엇이란 말인가
길들일 수 없는 코끼리마냥 세월 속에서 무심코 내뱉은 말 한마디
돌이킬 수 없는 악업이 되고, 때로 원한의 풍랑을 일으키곤 하는데
여전히 꺼진 불처럼 적막한 세상의 저편 서로의 밝기를 달리한 채
처녀며 궁수며 염소며 사자 모양의 별자리는 또 웬말인가
그리하여 미워할 수도 버릴 수도 없도록 꽉찬 인연의 악순환 속에서
비록 아름답게 보이긴 해도, 믿기지 않는 전설 같은 그들만의 신앙을 위해
지금도 그토록 먼 마음의 은하계를 쉬임없이 자전하고 있는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