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엔 누군가의 눈부신 알몸이 내 옆에 살을 대고 누워 있었는데, 눈부신 잔등 눈부신 허리를 한없이 어루만지면서 먼바다가 한없이 출렁거리는 소리 들었는데, 눈부신 허리에서 엉덩이께로 한없어 흘러내리는 젖빛 어둠을 쓸어올리고 또 쓸어올리곤 하였는데, 나는 열어 보고 있었다, 눈부신 상앗빛 엉덩이 근처에다 파묻어 둔 졸음 나는 보석 상자, 오오, 흑빛 파랑빛 빨강빛 연기 나는 광채 부글거리는 그곳 내가 만져보고 싶었던 흑빛 연기 파랑빛 연기 빨강빛 연기, 그 연기 나는 광채를 온몸에 감고 나는 출렁이고 있었는데, 나는 만지고 있었다, 눈부신 알몸 젖빛 가랑이 사이에서 열대 식물의 줄기처럼 불쑥 솟아나온 검은 잎사귀들을 헤치고 어루고 들치면서 나는 솟아오르고 있었다 알몸의 허리께에서 장딴지까지 둘러놓은 오색잎의 신비한 바다를 살에다 감고 덮으면서 졸음 솟는 빨강빛 광채 흑빛 광채 파랑빛 광채에 싸여 나는 하늘로 올라가는 뗏목을 젓고 있었다 눈부신 알몸의 눈부신 해안으로 저어가면서 나는 올라가고 있었다 어딘가 그 밑바닥이 짚어지지 않는 깊은 심연으로 침전하면서 침전하면서 나는 한껏 솟아 올라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