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겨지고 더러워진
옷이야
빨고 다림질하면 되지만
구겨지고 더러진 마음은
무엇으로 다듬오리

행위의 깨달음은
숨결의 억울함은
허물이 벗겨지도록
문질러도 문질러도
죽은 상처로 아려웁네

가슴을 타고 내리는
엇나간 통곡이여
업었던 꿈 내려놓고
진하게 풍기는 송장냄새로
취해서 취해서 깨어보니

따뜻한 정 한 점
내어주지 못한
줄음진 과거 속엔
야박함들이 늘어져
푸근함이 실종된 화살이네

미아가 된 숨결
눈칫밥 한세월을
보태면
덤으로 보태면
해맑은 세상
빙긋이 웃고

돌아보면
살음도 아름답고
외롬도 아름답고
한 고비가
날 비웃어 날보고
부끄럽기 그지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