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쇠구명 밖으로
비 내리고 있다.
늙어서도 자라고 있는 마음속 아이들이
지붕 위로 이리저리 뛰어 다니고 있다.
한 번도
마음 바깥을 나가보지 못한 수행승 하나
빗속에 가부좌 튼 채 흘러가고 있다.
깜깜하구나.
자동차는 달리고
차 속에 앉아 졸고 있는 세간의 길도
덩달아 달려서 흘러가고 있다.
어느 구석 훔쳐봐도
바늘 하나 무임승차 할 수 없는
깜깜함의 협소함
문은 없고 마음 바쁘니
물 쓰듯 써버린 세월이 아득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