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밤
깊은 한숨소리
억 만리 길을 물어봐도
그 길은 날이 밝아도
해답이 없는 길

몸 하나 씻고 닦고
한 세월 쉬이 살 듯
마음하나 씻어 가꾸려고
한 생을 허비해도
해답이 쉽질 않네

가슴하나에 담긴 마음이
어디 하나 둘인가
사랑하는 마음도 여러 가지
미워하는 마음 또한 여러 가지인데
그 마음을 어찌 쉬이 다드리려 했던가

사람 사는 길
어디 하나 둘인가
탐욕에 눈먼 길도 여러 가지
동물적 본능의 길 또한 여러 가지인데
무슨 재주로 길을 물어가리

혼자 왔음에 홀로 가는 길을
혼자 가고 있을을 깨닫지 못함이
가슴 밑바닥을 후벼파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는
한숨소리만 키웠네

가고오고 오고가고
이름 모를 새처럼
이름 모를 잡초처럼
이젠
한 가지 색깔이고 싶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