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사리 때 모양 이리 몰리고 저리 몰리고
때이른 나비처럼 이리 날고 저리 날고
무엇 하나 변변한 것이 없이
허둥지둥 살면서도
객기는 살아 있고 개똥 같은 배짱만 남아
큰 소리도 쳐보지만
늘상 별 수 없이 다시 하루는 저물고 만다.

줄타는 곡예사도 아니고
특별한 정보 능력이나 뛰어난 인사 능력도 없고
잘 나갈 수 있는 돈줄도 없으니
몸으로 떼우고 기질을 발휘하고
선천적으로 타고난 저마다의 소질을
개발하지 않고서는
눈치만 빠른 뱁새가 되고 말 것이다.

젊음이니 사나이 기백이니
백날 천날을 노래해도 소용이 없고
군대에서 배운 기법대로
눈동자가 돌아가는 소리가 나도록
구두가 타도록 뛰고 생각하고 해결해 나가는
방법 밖에는 없을 것 같다.

아침부터 어둠이 쫙 갈려 오기까지
조국을 위해서 살아가야겠다는 구호를 누군가
외칠 때도 있지만
아무래도 정신없이 이 땅에 태어났나
온종일 뛰다보면
밤낮 구별없이 영락없는 일벌레가 되고 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