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中部 大雪注意報
餠店서 돌모루 십여 리 길,
도로 확장 사업으로
한복판 논밭과 빚투성이 농업 한복판으로
시멘트 입고 긴다.

방범초소 지날 때
'이 동네 사십니까'
검문 일지를 440213~1047...... 비뚤대는 숫자로 빠져나오면
직장 따라 생각 피해 있던
몇 해가 비겁함이 싸늘하고
신고 온 길
문득 회리바람에 날려가 없다.
어느 길은
남쪽 솔잎 끝에 옮겨앉은 가루눈들로 끊어져 날고
어느 길은 시간 속에 자취 끊고 묻혀 삭고
이승을 이승 큰 보자기에 싸들고
내 몫의 죽음을 찾아가는 당당한 길에 나서면
그래도 빠뜨린 게 있는가.
南에서 北으로 낡은 신발짝 몇 마리
아픈 꿈으로
엎어져 있다.

미처 부리지 못한 몇 트럭분의 눈 짐지고
검은 구름들 달리고
원경으로 날아간
산줄기 몇 줄 소리없이 지워진다
들쥐처럼 젖은 털 떨며
웅크린 산.
이제 찾을 수 있을까,
내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판수나 곰보 춘길이
제 마음에다 구리거울 같은 보름달 걸어두고
다니던 길,
으슥한 본성의 알려지지 않은 길을
기억의 지도에 겹쳐놓으면
보인다, 눈 속 깊이 뒤엉킨 콩새 발자국
이쪽일까 저쪽일까
망설인 그놈의 발바닥이 발 밑바닥 금이
불 들어오듯
켜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