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서울 상공을 점령한 불의 使者들이
기도를 시작했다

서로 경쟁하듯 솟은 십자가들……
승천하지 못하고 지상에 목을 걸친
가엾은 영혼의 안테나여
깜박깜박, 유치찬란한 세기말의 밤을 장식하는
오, 부지런한 전기막대들이여
천국이 너무 멀어, 꿈꾸다 지쳐 명멸하는가

시뻘겋게 일어난 헛되고 헛된 욕망의 무덤 위로
잠들지 못한 도시의 핏발선 눈이 신호를 보내다

수고하고 짐진 자들은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편히 쉬게 하리니

아멘.

작은 별 하나 대답하러 나와 있지 않은
부우연 허공에 매달려

말씀을 기다리는 가슴에 못이 박힌다
거룩한, 거룩한 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