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는 아직
어둠에 얼굴 묻고 있는 별과
지상 여기저기 쇠똥 흩어진 길에
내 발을 끼워넣으러 나간다.

세상은 지금 잠속이다.
숲 이불 걷어차다 만 팔다리를 내놓은
길만 깨어 있다.

혼자 깨어 있는 길이 절간 같다.
낮은 암자의 풀잎들이
추녀 끝에 풍경을 달고
익숙지 않은 내 발을 받는다.

어디 향하는 곳 있는 곳 아닌데
동트는 하늘의 경을 등에 지고
그 사람이 오기 전
먼 닭울음소리 있기 전
별과 쇠똥 흩어진 길 위에
나의 발이
발자국을 던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