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운사 가라
김재진 | 375  

그래 이제 선운사 가라.
꽃 떨어지듯 툭, 마음 내려놓고
꽃이 데리고 온 사람들 사이에서
기어코 찾아올 이별을 허락하라.
그것이 오는 것을 지켜보며
영원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깨달으라.
깨달을 것 또한 아무것도 없으니
죽어도 나는 현존하며
꽃 또한 떨어져도 그 자리에 있다.
오고 가는 것은 너와 나뿐
그대와 나의 빈 몸뚱이뿐
가지 않는 삶은 침묵 속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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