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절
김재진 | 422  

마음이 먼저 가 절을 만난다.
더러는 만남보다 먼저 이별이 오고
더러는 삶보다 먼저 죽음이 온다.
설령 우리가 다음 생에서 만난다 한들
만나서 숲이 되거나
물이 되어 흘러간들 무엇하랴.
절은 꽃 아래 그늘을 길러 어둠을 맞고
문 열린 대웅전은 빈 배 같아라.
왔어도 머물지 못해 지나가는 바람은
이맘때 내가 버린 슬픔 같은데
더러는 기쁨보다 슬픔이 먼저 오고
더러는 용서보다 상실이 먼저 오니
무엇 하나 버리지 못한 생은 눈물 같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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