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내려온 동아줄을 잡고
개미떼들이 까맣게 하늘로 오르고 있어요
집단 동원되어 하늘 길을 닦는 인부들
자세히 보니 칡덩굴이네요
그러나 개미들에게 동아줄은 허공을 뚫는 기다란 터널이지요
빗자루를 도깨비로 만들고,
부랄 한쪽 잘 익은 홍시로 만드는
신나는 놀이판, 먹자판, 엉거주춤 쌈판이지요
맨들맨들 민대머리 억새풀 무성하게 자랄까요
돌팔이 약에 취하듯
어차피 개꿈을 살다 가는 것
눈보라 같은 개꿈으로 흩날리다가 슬며시 자기를 지우고 떠나는 것
도로에는 국회의사당 같은 분뇨탱크가 내달리고,
소나무 속으로 출가한 솔새는 솔잎이 되어 보이지 않구요
아, 여기가 꿈의 배꼽인가요
커다란 잉어가 방 안 가득 넘치구요
지랄탄이 되어 날아다니는 머리통도 있네요
물 속으로 차를 모는 가장,
아무리 버둥거려도 잡히지 않는 잘린 손목
허공에 풍선처럼 둥둥 떠다녀요
날마다 달마다 번창하는 개꿈,
오늘도 아무쪼록 개꿈 하나 무사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