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양귀비
김재진 | 461  

내가 질문하면 너는 대답했지.
그건 소리가 아니었지만
너는 말하고 나는 듣고 있었어.
이 추운 곳에서 어떻게 살아가니?
창백한 얼굴 들어 너는 나를 올려보며
푸르고 조그만 입김 불어 대답해왔지.
얼른 피고 얼른 지는 게 내 운명이야
다음 날은 바람이 드셌고
너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어.
너 따라가는 마음 불러 나는 바람에게 물었지.
꽃들은 어디 갔니? 푸른 양귀비는?
너무 투명한 것들은 오래가지 못하는 법이니
몇 장의 꽃잎으로 하늘 받든 너는 내게
얼른 피고 얼른 지며
세상 넘는 법을 가르쳐줬지.
낙타는 혹을 지고 사막을 넘고
강물은 낮게 흘러 산을 넘는데
혹한의 세상에서 빛나는 것들은
얼른 피고 얼른 지며 스스로를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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