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박경리 | 343  

회촌 골짜기 넘치게 안개가 들어차서
하늘도 산도 나무, 계곡도 보이지 않는다
죽어서 삼도천 가는 길이 이러할까
거위 우는 소리
안개를 뚫고 간간이 들려온다
살아 있는 기척이 반갑고 정답다

봄을 기다리는
회촌 골짜기의 생명 그 안쓰러운 생명들
몸 굽히고 숨소리 가다듬고 있을까
땅 속에서도
뿌리와 뿌리 서로 더듬으며
살아 있음을 확인하고 있을까

봄은 멀지 않았다
아니 봄은 이미 당도하여
안개 저 켠에서 서성거리고 있다
올해는 도시 무엇을 기약할 것인가
글쎄 아마도……
쟁기 챙기는 농부 희망에
동참하는 것이 가장 합당하지 않을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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