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강좌 강사로 부산에 내려가는 길경부선 새마을호 급행열차보통실 차창에 영사되는 풍경은초상을 치른 마을 풍경처럼가도 가도 적막 무언하고멀리 파란 하늘엔초상집 마당에 날리던 흰 휴지조각처럼가볍게 흰 구름이 흐트러져 떠가고머지않아 다가올 고희의 세월이나는 이렇게 마른 풍경에둥둥 떠가고 있었다세월 저쪽에서 가물가물학생 모자를 쓴 한 청년이비내리는 차창에 내내 기대어 있었다경부선의 엤날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