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가는 강처럼
김재진 | 393  

이제 내 마음의 순결이 조금 더 굳어지기 전에
모르는 누군가를 더 받아들이고 용납해야지.
죽음을 앞둔 노인의 눈을 들여다보며
눈 속에 깊이 담긴 삶의 진실을 조금 더 이해하고
끌어안아야지.
어쩌면 한 번쯤 더 사랑을 하고
한번쯤 더 고통 앞에
멀리 가는 강처럼 소리 낮춰 소용돌이친다 해도
마음의 근육 조금 더 굳어지기 전에
상처 받은 누군가를 위로하고 다독거려야지.
용서하기 힘든 일도 내려놓으며
가보지 않은 길이라도 익숙한 사람처럼
성큼성큼 두려움 없이 걸어가야지.
이제 남은 시간 더 어두워지기 전에
화분에 물을 주고 장미꽃 향기를 들여놔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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