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간에서의 대화
나희덕 | 631  

1
망치와 모루가 만나는 것은 등을 돌릴 때뿐이군요.
그것도 궁합이라면 궁합이지요.

2
화덕에서 달군 쇠를 메질하고
담금질하고 메질하고 담금질하고 메질하고
그렇게 다듬어질 수밖에 없는 것들이 있습니다.

3
수많은 철의 자식들이 이곳에서 태어납니다.
이 뜨거운 아궁이 속에서.
망치와 모루 사이에서.

4
모루의 둥근 뿔은 어디에 쓰지요?
그건 주로 굽은 쇠를 두드릴 때 사용합니다.

5
칼과 낫은 여섯 번,
쇠스랑은 아홉 번 담금질을 합니다.
날을 가진 것들은 대체로
불과 물, 천국과 지옥 사이를 오가면 만들어지지요.

6
강철 속에 불의 심장을 가두기 위해서는
물이, 차가운 물이 필요해요.

7
땀을 많이 흘리시는군요.
신도 대장간에서는 땀을 흘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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