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지도 않았는데
머릿속에 떠오른 단어 하나 '포시랍다'

어머니 돌아가시고
어디에서도 들을 기회가 없었는데
잠결에 설핏 떠올랐다

"포시랍게 산다, 포시라운 소리다"

'포시랍다'라는 말이 머리에 둥지를 틀고 앉았다
망각의 강물 위로 천천히 흘러가다
물가에 서 있는 나무뿌리에 걸려 올라왔을까
다시 미끄러져 강물에 빠져들까 싶어
속으로 그 말을 자꾸 되뇌었다

'포시랍다'라는 말 속에는
자식들 데리고 소나무 등걸처럼 사셨던 어머니의
힘든 시간들이 녹아 있다

마음을 낮추고 살라는 당부도 들어 있다

*포시랍다: (식성이) 까다롭다, 복에 겹다 라는 뜻의 경상도 사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