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행우주
김재진 | 45  

나는 단지 육체적인 존재만은 아니다.
내 몸이 부르는 노래를 길 위에 있는 내가 따라 부를 때
꽃들을 심어놓은 하늘의 정원과
끝나지 않은 여행의 빛나는 체념을 기억하리.
쟂빛 탄식으로 피어오르는 산들의 수증기 속에
몸이 끝나는 곳에서 나 또한 끝나리라 믿지 않으리.
강낭콩이 추억하는 푸른 공기와
바람을 묵상하는 새들의 날갯짓에 대지가 깨어나고
별의 한쪽에서 한때 살던 또 다른 별을 명상하며 나는 네게
마음을 대해 긴 편지 쓰리.
나는 너 앞에 반응하는 침묵의 주파수이며
묵언의 별들이 타전하는 고요이니
한 장의 깻잎이 펼쳐놓는 벽안碧眼의 우산 아래
구르는 말言들이 이슬 되어 떨어지고
은하를 가로지른 너의 존재는
막막한 우주의 부유하는 행성일 뿐
나는 단지 육체적인 존재만은 아니니
숨 막히는 시간과 머물 수 없는 고요 속에
뼈 없는 손가락 움직여 세상을 문자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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